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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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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 수기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전 어릴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만 해도 간질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어릴 때는 운동을 좋아하고 다른 과목은 몰라도 체육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습니다. 15세가 되던 어느 날부터 갑자기 쓰러지고 병원 이라는 곳을 내 집처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진단결과 “간질”이라고 나올 때 눈앞이 깜깜했고 거품을 물고 눈이 돌아 갈 때면 집에서도 울음바다고 전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전 일반인들처럼 활발하게 생활하면서 제가 병이 있다는 사실을 가족이랑 가까운 친구 말고는 거의 아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한번 씩 발작을 하면서 쓰러 질 때면 주위에 사람들은 몸을 주물러 주거나 정신이 들게끔 이름도 불러주고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십대가 되어 공익근무요원을 제대하고 사회에 적응을 해볼려고 인터넷, 신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해 들어갔습니다.
저는 간질을 가지고 있어도 일반인처럼 적극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단지 ‘간질’이라는 이유만으로 등을 돌려 외면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저에게는 면접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 아르바이트나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일하는 도중 갑작스러운 발작이 일어난 후에는 동료들의 냉대와 이해가 부적해 해고당하기가 일쑤였습니다.

간질환우를 향한 편견과 잘못된 생각들은 저를 더 힘들게 하고 세상 속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간질환우 라는 말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하고 숨기면서 속으로만 끙끙 앓으면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자신감을 잃고 성격은 내성적으로 변하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기피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목사님의 설교 말씀 중에 제 머리에 쓰치고 지나간 것이 있습니다.
“비전”이 라는 주제에 설교 말씀을 하셨는데, 물고기가 죽으면 강물 따라 흘러가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그 강물을 반대로 해쳐 나간다는 말씀에서 저랑 우리 환우님들께 속하는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 말씀을 해석해보면 죽어서 강물 따라 흘러간다는 물고기는(우린 간질환우이기에 무슨 일이든 안 된다고 단정 짓는 것입니다.) 그렇게 느꼈고, 그리고 살아서 반대로 해쳐 나가는 물고기는(무슨 일이든 한번 시도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 너무나 값진 말이었습니다.

왜 해보지도 않고 포기를 합니까? 포기는 김장 할 때나 쓸 때 쓰는 것이지 그게 아닌 이상 쓸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시도해보고 안되면 난 할 수 있다! 고 마음속으로 외쳐보세요! 그러면 안 될 것도 된다고 봅니다.
전 12년간 간질로 인해 고생하면서 간질로부터 이겨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간질환우 이기 때문에 사회에서는 대우를 못 받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고, 죽고 싶다는 생각역시 떨쳐버리세요.
그리고 간질을 가지고 있어도 병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몸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세요.
웃을 때 만큼은 간질이 있어도 발작이 일어나는 것이 많이 드물 겁니다.
그러니 다들 웃으시면서 밝은 얼굴로 살아간다면 좋을 것입니다.

간질로 병원에서 약만 타먹던 저에게 하나의 큰 기회가 왔습니다.
대학교수님과 간질환우분들 그리고 제가 있는 자리에 xxx방송국에서 간질환우를 주인공으로한 촬영을 하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저는 숨겨도, 밝혀도 없어지지 않는 “간질”이라면 이왕 밝히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보려고 방송출현을 하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밤을 PD님 이랑 감독님과 저희 집에서 같이 숙식하면서, 계속 촬영에 들어갔고 간질의 날 해가 되던 날 촬영을 마쳤습니다.
그러면서 방송국 싸이트에서는 네티즌과 주위사람들의 격려해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상생활은 똑같았고 세상을 향한 자신감은 줄어만 갔습니다.

이때까지 간질이 있어서 약만 타먹었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지면서 간질 쪽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간질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인터넷 간질클럽에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대구 운영자 자리에 오르며 인터넷 클럽활동을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대구/경북 간질환우 님들과 자주모임도 가지고, 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간질환우 님들은 가면 갈수록 숫자가 적어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 나갑니다.

그러던 중 대구간질재활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구간질재활센터에서는 성인간질환우를 대상으로 재활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많은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간질환우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전 저에게 넘 뿌듯 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대구/경북 운영자를 맞고 있고, 재활 센터에서는 반장을 맞아서 했습니다. 간질에 대구 기둥이 되어 움직이며 재활센터에서는 저희 간질환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지체 애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정신지체 애들이랑 놀아주며 봉사를 하면서 제가 깨달았는건 사회복지사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대학 가는 것을 반대를 하셨지만, 제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다행히도 대학찬성을 하셨습니다.

이젠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은 알바라도 구해 밥벌이라도 하면서 지내고 있고 그만두면 또 구하고 일이 끝나면 또 구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제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빨리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늦게 가는 대학이라 누구보다 열심히 할 것이며, 저에게는 큰 꿈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서울에 한국간질협회만 있지만, 머지않아 대구에도 간질협회가 생길 꺼라 확신합니다. 제가 사회복지사가 되면 간질협회에 윗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꿈이자 바램입니다.
간질협회에서 불러 줄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불러주기 전에 먼저 찾아갈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꿈을 한가지 씩 가지고 계세요. 그러면 꿈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송지환 2009.08.23
경끼하는 아들을 두어 앞날이 순탄치 않은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님같은신 성격이면 어떤 일이든 찾아서 하는지라 생활에 활력이 있으시겠어요...무슨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정상인도 마음으로 장애인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은 걸 생각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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