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예쁜 아가씨가 어머니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아왔다.
결혼한 지 3개월 된 신혼인데, 자꾸 엉뚱한 행동을 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해서 좀 이상하다고, 신랑이 병원에 진료를 부탁했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원인을 찾기 위한 진단 과정을 거쳐서 뇌염에 의한 뇌전증으로 판명되었다.
뇌염 치료와 경련 조절을 위한 항경련제 치료를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복합부분경련으로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과 짧은 의식소실, 기억장애만 관찰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뇌염이 쉽게 조절되지 않아서 뇌전증 증상은 전신경련으로 진행하였고 발생 회수도 점점 잦아져서, 나중에는 중환자실에서 약 2주 동안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까지 사용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다. 환자의 상태가 많이 나빠지니, 가장 먼저 변한 것은 시집 식구들이었다. 시집 식구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남편만 열심히 아내를 간호하더니 날이 가면서 점점 지쳐갔다. 일반 병실로 옮기고 나서도 의식 상태가 예전처럼 또렷하게 돌아오지 않았고 하루의 대부분을 멍한 상태로 지내면서 가끔 경련 현상이 발생하였다. 앞으로 좋아질 수 있겠냐는 남편의 질문에 대해, 회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답변은 남편을 더 힘들게 하였다. 결국 좋아지지 않는 아내의 상태를 이겨내지 못한 남편의 낙담과 시부모님의 재촉이 남편으로 하여금 점차 병원에 발길을 끊게 하였다. 그 이후, 친정 어머니께서 열심으로 환자를 간호하였다. 옆에서 보기에도 지극한 정성으로 딸을 돌보는 모습은 마치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뇌전증에 의해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행동과 경련이 발생할 때마다 열심으로 보살피셨다. 뇌염으로 뇌 조직이 일부 손상되어 뇌기능이 저하되었고 뇌전증 조절도 완전히 조절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하였지만, 어머니에게는 그런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 하였다. 회복이 가능하건 불가능하건 어머니의 예쁜 딸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었고, 어떨 때는 다시 아기가 되어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온 딸을 더 사랑스럽게 보살피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조금씩 회복되었다. 행동도 조금씩 정상을 향해 호전되었고, 경련 횟수도 줄어들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뇌 사진 상에서는 손상이 남아있지만, 뇌에서 나오는 뇌파가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소량의 항경련제를 복용하면서 최근 3년 동안 뇌전증 증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일상 생활에 별 문제 없이 회복되었고 대인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하였다. 지금은 편의점 등의 임시직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직장에서 문제가 없고 업무에서 실수도 없고, 다른 동료들이 병을 앓았다는 것을 전혀 모를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닥칠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에게도 항상 어려움은 닥친다. 중요한 것은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지금을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저두 뇌염 후유증입니다. 위에분 화이팅! 하시구요.
위에분 (곽미경)씨 저랑 너무나도 비슷하시네요.저도 8년 째고.그외 모든 것이...
참으로 슬픔니다. 저의 카톡 jm0015 꼭 주시길 바래요.
님과 할말이 많습니다.